2022년 국내경제 전망


1) 국내경기 흐름

코로나 특수 줄어들면서 수출주도 성장 약화

상반기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던 국내경기는 하반기 들어 소비와 수출, 설비투자 등 주요 수요부문의 활력이 떨어지면서 회복의 힘이 약해지는 모습이다. 코로나 델타변이 바이러스의 출현 및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따른 원자재/중간재 수급 불안정이 수출과 내수경기를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 되었다. 올들어 경제성장 속도는 1분기 1.7%에서 3분기 0.3%까지 낮아졌다. 다만 위드코로나 전환으로 대면 소비가 일부 개선되면서 4분기에는 성장세가 다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국내경기가 추세를 상회하여 성장할 수있는 여력은 크지 않다. 코로나 기간 중 나타났던 특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변이 바이러스 출현에 따른 방역규제가 수시로 재개되겠지만 전반적으로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위기대응 보조금 지급도 사라지면서 내구재 등 제품 소비에 집중되었던 수요가 점차 서비스로 옮겨갈 것이다. 이는 코로나 기간 국내경기 상승을 주도했던 우리 수출의 활력을 크게 떨어뜨릴 것이다. 세계 주요 기업들이 위기 기간 중 중간재 재고를 다수 축적해 놓았다는 점, 향후 경기하향 우려가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부품
및 소재 수요가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 기간 중 높은 성장세를 보였던 내구재 등 국내 상품소비도 하향세가 예상된다. 내구재 소비는 위기 기간 추세를 뛰어넘는 증가세를 기록해 내년에 추가적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코로나 특수 대응을 위한 시설 확충이 2년간 집중된 데다 향후 세계경기 하향세가 예상되는 만큼 국내기업의 추가적인 설비투자 여력도 크지 않다.
글로벌 공급망에 가해졌던 교란요인들이 점차 완화되겠지만 코로나 확산세 지속, 글로벌 탈탄소 기조 강화 등을 고려할 때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예측하기 어려운 변이 바이러스가 수시로 출현하면서 수요심리 위축, 생산차질 저하를 통해 경제의 변동성을 높일 우려가 있다.

국내경기, 코로나 확산에 따른 등락 보이다가 내년 하반기 이후 하향세

내년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일 수요부문은 서비스 소비와 주택건설 투자이다. 서비스 소비의 경우 아직 코로나 이전 수준보다 3% 이상 부족한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위드코로나 시행과 함께 회복속도가 높아질 것이다. 다만 코로나 상황이 2년 이상 지속되면서 대면서비스를 기피하는 소비습관이 일부 정착되었다는 점이 상승세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상승으로 신규착공이 늘어나고 있는 주거용 건물투자는 내년에는 감소세를 멈추고 상승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국내경기는 추가적으로 성장활력이 더 높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코로나 확산 여부에 따라 등락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코로나 반등효과가 대부분 사라지면서 내년 하반기부터는 하향추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2.8%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추세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이는 코로나 반등효과가 일부 남아 있는 데 따른 것이며 2023년 이후에
는 2% 내외의 낮은 성장세로 회귀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요소수 대란과 같은 공급교란 리스크는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첨단기술산업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원료물질이나 소재·부품, 생산장비의 확보를 둘러싼 주요국간 각축이 치열해지면서 반도체·자동차·이차전지 등 국내 핵심 제조업과 직결된 리튬·마그네슘·실리콘·요소의 공급 불안이 잠재적인 위협요인으로 꼽힌다. 예를 들어 리튬은 화학·이차전지·반도체 관련 산업과, 마그네슘은 철강·조선·디스플레이·자동차·가전 등 우리나라 대부분 주력 산업과 연관된다. 사용량은 많지 않지만, 소수 특정 품목의 공급차질만으로도 전후방 연관산업활동 전반에 걸쳐 어려움이 가중될 우려가 크다. 특히 이들 품목의 대중 수입의존도가 높은 편이어서, 중국의 정책변화에 따라 생산차질이 발생하고 이것이 다수 산업으로 확산될 수 있다.

고용, 전통서비스 부문 중심으로 제한적 회복 예상

올해 취업자 수는 빠르게 늘면서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보건복지, 행정 및 운송(택배 등)부문 고용확대가 뚜렷했는데 보건복지 일자리 중 상당수가 코로나 방역 관련 정부 일자리인 점을 감안할 때 정부 재정을 통한 고용 창출 효과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도소매, 음식숙박업 등 전통 서비스 취업자가 코로나 이전보다 여전히 크게 줄어 있다는 점으로 고려할 때 자영업 부문의 고용이 배달서비스 등 신규 수요부문으로 상당수 옮겨간 것으로 판단된다.
고령층의 은퇴가 앞당겨지고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경향이 확대되며 노동공급이 줄어든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공급 측면의 변화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청년층을 제외하면 대부분 연령층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과거 추세수준을 회복했으며 구글이동지수에 따르면 코로나 상황이 진정되었던 10월 중에는 작업장 근무도 과거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난다. 노동
공급 측면보다는 수요 측면이 내년 고용의 주된 결정 요인이 될 것이다.
고용유발 효과가 큰 전통서비스 부문의 경우 음식숙박, 도소매, 개인서비스 등 2019년 대비 고용감소폭이 큰 서비스 부문은 코로나 이전에 비해 8~9% 가량 고용이 낮아져 있어 고용확대 여지가 크다. 다만 대면활동 확대가 제한적이고 키오스크 도입확대 등 노동을 대체하는 경향으로 내년 중 과거 수준 회귀는 어려울 것이다. 최근자영업자 수가 회복되고 있지만 1인 자영업자만 숫자가 늘고 있어 고용창출 효과가 과거에 비해 크지 않다.
코로나 위기로 크게 늘었던 고용유지 지원금이 줄면서 공공부문의 추가적인 고용창출 효과는 크지 않다. 제조업이나 도소매업의 경우 이미 진행되고 있던 고용감소 추세가 수요둔화로 인해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내년 취업자 증가수는 28만 명 수준으로 올해의 36만 명보다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내년 상반기까지 2%를 상회… 하반기 점차 안정

국내소비자 물가는 올해 4월 이후 2%를 넘어서는 상승세를 보였다. 글로벌 공급 차질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가운데,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한편, 농축산물 가격도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코로나 특수로 내구재 수요 또한 견조하게 유지되었던 점도 제조업 물가를 끌어올렸다.
물가 상승세는 올해 4분기를 정점으로 점차 둔화될 것이나 내년 상반기까지 2% 중반대의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는 올 겨울을 정점으로 OPEC+ 국가들의 증산과 미 셰일 업계의 투자가 일부 회복되면서 수급 불균형이 완화되어 점차 하향 안정될 것이다. 공산품 가격은 공급 차질이 지속되고 에너지 가격 인상이 반영되며 내년 상반기까지도 3% 이상의 상승세를 보이다가 하반기 중 수요 둔화로 점차 가격이 안정될 전망이다. 서비스 소비가 회복되겠지만 중증자·사망자 추이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화-완화가 반복되면서 서비스 물가 상승압력을 억제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월세 가격은 내년 주택가격 상승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 보유세 등 세금 전가로 인해 지속적으로 오를 전망이다. 또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전기료·대중교통 요금 등으로 반영되고, 무상교육 확대, 통신비·보육료 지원 등 물가 낮추는 정부정책 효과가 약해지면서 공공요금
도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추세를 보일 전망이다.
중기적으로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수요 둔화로 저물가 압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탈탄소 전환으로 인한 에너지 수급 불안정 및 온실가스 배출비용 부담 증가, 미·중 갈등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하여 1% 중반대의 물가상승률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2) 수요부문별 전망

수출: 세계경기 둔화로 주력산업 수출증가세 하락

코로나 특수로 높은 증가세를 보이던 수출은 4분기부터 증가세가 둔화되는 모습이다. 수출둔화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세계 경기가 회복하는 힘이 약해지는 가운데, 특히 주요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 전망이 밝지 않다. 유가 및 원자재 가격의 상승세가 꺾이면서 주요 소재산업을 중심으로 수출단가 상승효과가 상당부분 사라질 것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정보통신 기기 등 전자부문은 AI, IoT, 메타버스 등 신산업 부문을 중심으로 수요확대 추세가 이어질 것이지만 코로나 비대면 특수가 둔화되고 가전 등 내구재 향 수요도 꺾이면서 수출증가율이 낮아질 전망이다. 철강, 석유화학 등 소재산업의 역시 제조업 경기 둔화로 수요가 약해지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꺾이면서 수출활력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022년에도 원자재, 물류, 반도체 등에서 공급 차질이 수시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특정 국가에 의존도가 높은 원자재 수급 문제가 향후 수출에 있어 중요한 리스크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중국이 각각 밸류체인 내재화 강화에 나서 양국 모두를 주요 시장으로 하는 한국의 수출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소비: 서비스 소비 늘겠지만 코로나 소비습관 변화로 본격적인 회복은 제약

백신보급이 확대되면서 소비가 전반적으로 호전되고 있지만 코로나 확산이 간헐적으로 반복되면서 회복세가 본격화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정부 코로나 지원금 등으로 가계의 소득은 꾸준히 늘었지만 가계 소비성향은 여전히 코로나 이전 수준을 하회하고있다. 홈수요가 늘면서 상품소비가 회복되었지만 외식업, 숙박업, 스포츠 등 여가서비스업 소비가 아직 코로나 이전의 80~90% 내외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코로나 특수로 늘었던 내구재 소비는 내년 증가세가 크게 꺾일 전망이다. 재택수요 증가와 재난지원금 효과로 2020~2021년 중 내구재 소비는 연평균 10%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인 바 있는데 이 중 일부는 미래수요를 앞당겨 쓴 것으로 볼 수 있어 추가적인 수요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
위드코로나가 점진적으로 정착되면서 서비스 소비가 살아나겠지만 거리두기의 완화와 지속적인 바이러스 변이 발생으로 감염확산이 반복되면서 소비의 본격회복을 어렵게 하고 변동폭을 확대시킬 것이다. 내년에도 상당기간 대면서비스 이용에 대한 제한이 남아있을 것이다. 외식, 숙박, 여가스포츠, 해외여행 등은 내년에도 코로나 이전 수준을 되찾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나라 가계는 2020년과 2021년 누적해서 소득의 6% 규모의 추가 저축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해외여행 등 규모가 큰 소비가 제약되면서 저축분을 사용할 부문이 마땅치 않아 소비성향이 크게 높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확산에도 불구하고 상용직을 중심으로 임금상승세가 높아지고 있지만 인플레로 실질임금은 정체되어 가계 구매력을 제약하고 있다. 특히 금융긴축 기조로의 전환에 따른 금리상승으로 자산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자산효과에 따른 소비증가세도 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투자: 공급능력 부족 채워지면서 하향세

코로나 위기에도 제조업 부문 성장세는 유지되면서 국내 설비투자는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그러나 지난해 이후 지속된 투자로 제조업 가동률이 하락하는 등 공급능력 부족현상이 상당부분 완화되면서 하반기 들어 투자활력은 낮아지는 모습이다. 국내외 경기둔화와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 불확실성 지속으로 투자 둔화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올해 9%에서 내년 1%로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비대면 수요가 이어지면서 메타버스, 데이터 등 IT 수요의 장기적인 확대를 기반으로 수요가 늘고 있지만 올해까지 크게 늘었던 PC 등 내구재 수요 둔화로 반도체 경기가 하향흐름으로 돌아서면서 투자유인이 크지 않다. 상반기까지 설비확장이 빠르게 이루어졌던 철강, 화학, 자동차 부문도 재고가 늘고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투자 여건이 나빠지고 있다. 선진국의 자국내 공급망 강화 전략도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산업의 국내 투자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상장기업 수익성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생산비 부담이 커지고 코로나 특수도 둔화되면서 내년에는 수익성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주요 기업들은 내년 투자전략을 보수적으로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 다만 글로벌 탈탄소 흐름에 따른 친환경 투자는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가 내놓은 2030 탈탄소 계획이 달성되기 위해서는 신재생 에너지 부문에 매년 10조원 이상의 투자(현재 5,000억원 수준)가 필요하며 그 밖에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친환경 설비에 투자가 집중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건설투자: 내년도 주택 건설은 완만히 확대되나 토목 투자는 감소 전망

건설투자는 올해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건축부문 투자의 완만한 회복에도 불구하고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건설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토목 투자 감소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주거용 건물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하반기에는 상업용 건축 투자도 증가할 전망이나 토목 투자 부진이 지속돼 건설투자 증가율은 연간 2% 초반에 그칠 전망이다.
올해 2분기 이후 증가세로 반전된 주거용 건물 투자는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다. 주택 신규 착공이 2019년 이후 증가세로 돌아서고 주택 수주도 작년부터 증가해 향후 주택 투자 증가를 예고한다. 미분양 주택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고 부동산 시장 호황이 지속되어 온 점도 주택 투자에 긍정적 요인이다. 다만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와 대출금리 상승이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번 정부 들어 지정된 3기 신도시 관련 건설투자는 2020년대 중반에야 투자 지표에 반영될 것이고 작년과 올해 연이어 제시된 8.4, 2.4 주택공급대책은 단기적으로는 매입 및 리모델링에 의존하고 있어 내년도 건설투자에 직접 반영되는 정도는 미미할 것이다.
비주거용 건축 역시 완만한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공업용 건물의 경우 글로벌 내구재 수요 둔화 영향으로 내년도 신규 투자가 제한적일 것이지만 위드 코로나 방역 정책 전환에 따른 대면서비스 수요 증가로 상업용 건물을 중심으로 투자가 개선될 것이다.
토목 투자의 경우 2022년 정부 SOC 예산 증가폭이 크게 줄었고 (’21년 18.8%→’22년 3.8%) 이중 전통적 토목 투자와 연관성이 낮은 SOC 첨단화, 스마트화 관련 지출도 상당해 내년에도 감소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LG경영연구원)

오종호 - 2021.12.27.